랭보·마리퀴리·아몬드·팬레터 등 스테디셀러 컴백

K-뮤지컬의 선두주자, 콘텐츠 제작사 라이브㈜가 2025년 뮤지컬 라인업을 공개했다.

라이브㈜는 2011년 설립 이후 전 세계인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를 지향하며 중국, 일본,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영국, 폴란드 등 유럽에 지속적으로 한국의 우수한 창작 뮤지컬을 진출시키고 있다. 2025년 라인업에는 인기 다큐멘터리를 무대화한 신작과 함께, 국내외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은 대표작들이 한꺼번에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은다. 인기 레퍼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업그레이드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K-뮤지컬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신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2월 11일~ 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도서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인생 팔십줄에 한글을 깨치고 시를 쓰며 일상에서 반짝이는 설렘을 발견한 할머니들의 모습을 따듯하게 그린다. 실제 할머니들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 쓴 시에 뮤지컬 ‘김종욱 찾기’ ‘마이 버킷 리스트’의 김혜성 작곡가가 음악을 붙여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뮤지컬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22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7’,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24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쇼케이스 때부터 작품의 개발 과정을 함께한 배우 김아영·허순미·강하나·하은주와 새롭게 캐스팅된 구옥분, 박채원, 이예지, 강정우, 김지철이 출연한다.

지난해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과 만난 뮤지컬 ‘랭보'(2월 19일~5월 18일)는 성원에 힘입어 약 두 달 만에 앵콜 공연을 올린다. 프랑스 상징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폴 베를렌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두 시인이 남긴 명시를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켰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제작하여 2018년 초연한 ‘랭보’는 매 시즌 높은 유료 점유율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대학로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중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네 번째 시즌의 성공을 이끈 랭보 역의 박정원·손유동·김리현, 베를렌느 역의 김재범·김경수·김지철, 들라에 역의 송상훈·문경초·신은호가 다시 참여한다. 여기에 윤승우, 안재영, 박영빈이 각각 랭보, 베를렌느, 들라에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마리 퀴리'(7월 25일~10월 19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는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는다. 실제 일대기에 상상력을 더해,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고난을 헤치고 당당히 세상과 마주한 마리 퀴리의 삶을 조명한다. 2018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020년 정식 초연을 올린 ‘마리 퀴리’는 완성도 높은 여성 중심 서사극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21년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포함한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또한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가든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하고, 2023년 일본 라이선스 초연을 올린 데 이어 2024년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런던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선보이며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아몬드'(9월 19일~12월 14일,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는 초연 이후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아몬드’라 불리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기로, 공감불능 시대에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손원평 작가의 원작 소설 『아몬드』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국내 150만부 판매, 전세계 250만부 판매, 해외 30개국 출간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뮤지컬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4’ 쇼케이스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21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시범 공연을 거쳐 2022년 정식 초연을 선보였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관객을 사로잡은 글로벌 뮤지컬 ‘팬레터'(12월 5일~2026년 2월 2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CJ ENM과 함께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작가 김유정과 이상, 순수문학단체 구인회의 일화를 모티프로 삼아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매혹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초연 이후 네 시즌 동안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18년 대만 초청 공연, 2022년 중국 라이선스 초연, 2024년 일본 라이선스 초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에서 올라간 라이선스 공연은 각각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 인기 라이선스 뮤지컬상 포함 7개 부문 수상, ‘제17회 오다시마 유시·번역 희곡상’ 작품상·번역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약 4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국내 공연은 오랫동안 재공연을 손꼽아 기다려온 관객들을 기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브㈜는 2025년 라인업에 포함된 작품들이 국내 공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향해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마리 퀴리’는 2024년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라이선스 초연에 이어 재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몬드’ 또한 일본에서 서점대상을 수상한 원작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팬레터’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에서 영어 버전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영어권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라이브㈜ 강병원 대표는 “2025년은 라이브㈜가 제작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단순히 좋은 작품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 한국적 감성을 세계적인 무대 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라이브

김은정 기자 news@art-rid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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